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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장르는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1️⃣
우리가 흔히 게임에서 사용하는 ‘장르’라는 구분은 처음부터 존재했던 것이 아닙니다. 슈팅, RPG, 시뮬레이션 같은 장르는 각각 특정한 게임들이 만들어 낸 플레이 방식이 반복되며 굳어진 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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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글에서는 슈팅, RPG, 시뮬레이션처럼 비교적 익숙한 장르들의 시작을 살펴봤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그와는 조금 다른 방향에서 출발한 장르들을 다뤄보려고 합니다. 누군가는 점수와 반사 신경을, 누군가는 이야기와 선택을, 또 누군가는 불안과 긴장을 재미로 삼는 실험을 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그런 실험에서 출발한 장르들의 시작을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인터랙티브 픽션과 어드벤처
인터랙티브 픽션과 어드벤처 장르는 플레이어가 텍스트 또는 그래픽 기반으로 스토리를 읽고, 선택하고, 명령을 입력해 내러티브를 진행하는 게임 장르입니다. 단순히 스토리를 감상하는 것이 아니라, 선택하고 입력하며 이야기를 진행한다는 점이 이 장르의 매력입니다. 이 방식은 이후 텍스트 어드벤처, 포인트 앤 클릭, 비주얼 노블 등 다양한 형태로 확장되었습니다.

최초로 등장한 인터랙티브 게임은 1976년에 Will Crowther가 개발한 Colossal Cave Adventure 입니다. 오로지 텍스트만을 통해 동굴을 탐험하며 1~2 단어의 명령어만을 입력해 퍼즐을 풀고 보물을 찾는 이 게임은 플레이어가 문장을 입력하면 프로그램이 서술자가 되어 상황을 묘사한다는 인터랙티브의 기본 루프를 최초로 구현하였습니다. 이것이 중요한 이유는, 플레이어의 입력에 따라 이야기가 반응한다는 구조를 처음으로 명확하게 보여줬기 때문입니다.

이후 그래픽이 들어가게 된 작품은 1980년 On-Line Systems에서 개발한 Mystery House 입니다. 텍스트에 흑백 라인 드로잉 그래픽을 결합해 살인 미스터리를 풀어가는 게임으로, 텍스트로만 진행하던 어드벤처에 이미지를 처음 도입해 그래픽 어드벤처라는 장르의 포문을 열었습니다.

마우스 클릭으로 오브젝트를 클릭하는 포인트 앤 클릭 장르를 확립한 게임은 1987년 Lucasfilm Games에서 개발한 Maniac Mansion 입니다. 키보드 입력 대신 그래픽 인터페이스로 상호작용하는 포인트 앤 클릭 방식을 대중화한 작품이라는 의의가 있습니다.
호러 / 서바이벌 호러
호러 게임은 강해지는 재미보다는, 불안하고 약한 상태로 버텨내는 경험을 즐기는 게임입니다. 제한된 시야, 부족한 자원, 피해야만 하는 적들은 플레이어의 무력감을 의도적으로 만들어냅니다.

호러라는 장르를 처음 시도한 게임은 1982년 Atari에서 개발한 Haunted House 입니다. 어두운 저택에서 성냥 빛에 의존해 유령을 피하고 퍼즐을 풀며 탈출하는 설정을 가졌는데, 퍼즐 해결, 적 회피, 제한된 시야 라는 서바이벌 호러의 핵심 요소를 도입해 이 장르의 기초를 세웠습니다.

이후 서바이벌 호러 장르를 확립한 게임은 1986년 Capcom에서 개발한 Sweet Home이라는 게임입니다. 일본 영화 원작으로, 유령의 저택에서 제한된 인벤토리와 영구적으로 사망하는 시스템으로 공포 스토리가 진행됩니다. 제한된 인벤토리, 영구 죽음, QTE, 공포 서사를 겹합해 장르의 룰을 확립했습니다. 지금의 서바이벌 호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규칙들을 이 시점에서 대부분 갖추고 있었습니다.


이 룰을 3D 환경으로 가져온 게임은 Alone in the Dark라는 게임이고, 이후 대중화 시킨 것은 1996년 작 바이오하자드입니다. 바이오하자드는 Sweet Home 제작자가 만든 좀비 호러 게임으로, 제한된 탄약, 세이브 아이템, 퍼즐, 고정 카메라 요소를 넣은 플레이스테이션용 게임입니다. 이전 게임들이 만든 구조를 다듬고 서바이벌 호러라는 장르명을 직접 사용해 장르 정체성을 확립하여 상업적 대성공으로 서바이벌 호러를 메인스트림 장르로 끌어올린 결정적인 작품입니다.
플랫폼 (플랫포머)
발판을 점프로 오르내리며 장애물·적을 피해 목표 지점에 도달하는 액션 장르로, 타이밍, 공간 파악, 반사 신경이 핵심 요소입니다.
https://youtu.be/dLd1xABCsaQ?si=TYOxevIFk2Uwm0sG
가장 처음 한 시도는 1980년 Universal에서 제작한 Space Panic 입니다. 사다리와 플랫폼 구조에서 적을 함정에 빠뜨려 처치하는 아케이드 게임으로, 점프 기능이 없었습니다.

이후 장르를 확립하게 된 게임은 그 유명한 1981년 Nintendo에서 개발한 동키콩으로, 마리오가 다리와 발판을 오르며 동키콩이 던지는 장애물을 점프로 피해 폴린을 구출하는 아케이드 게임입니다. 점프로 장애물을 넘고 플랫폼 사이를 이동한다는 장르의 핵심 동작을 처음 도입하고, 이후 슈퍼 마리오 시리즈로 이 시스템이 이어지면서 플랫포머 장르가 출발하게된 게임이 되었습니다.
오픈 월드
넓은 맵을 자유롭게 탐험하며, 주어진 퀘스트를 진행하는 것 외에도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는 구조를 가진 장르로, 플레이어가 주도적으로 목표 설정과 다양한 플레이를 할 수 있다는 점이 이 장르의 매력입니다.

2D 그래픽에서의 최초 시도는 1984년 개발된 Hydlide라는 게임으로, 탑뷰 액션 RPG에 넓은 필드를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탐색을 하면 보상이 주어지는 구조입니다. 탐색에 보상을 주는 최초의 RPG로, 이후 젤다 시리즈에 영향을 준 최초의 게임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후 탐색 중심의 액션 오픈월드 장르를 확립한 젤다의 전설이라는 게임은 하이럴 왕국을 자유롭게 탐험하며 던전을 공략하는 시스템입니다. 오픈월드 게임 중 제일 유명하고 영향력 있는 게임으로 평가받으며, 오픈 월드라는 개념을‘자유로운 탐험’이라는 감각으로 대중들에게 각인시킨 게임입니다.

이 구조를 3D 그래픽으로 구현한 최초의 게임은 Mercenary라는 게임으로, 와이어프레임 3D로 도시와 지하를 자유롭게 탐험하는 액션 어드벤쳐입니다.
지금 우리가 당연하게 사용하는 장르들은 처음부터 완성된 형태로 존재했던 것이 아닙니다. 작은 실험과 시행착오가 반복되며,
조금씩 이렇게 노는 게 재미있다는 합의가 쌓인 결과입니다. 장르의 시작을 따라가다 보면, 게임이 어떻게 규칙에서 경험으로 확장되어 왔는지를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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